연극 [파마합시다] 후기
관람일시 : 24년 9월 11일 오후 7시30분
장소 : 후암스테이지
출연 : 정혜경(할머니), 장문규(희생), 이호림(은정), 이가경(숙자), 김유리(은정모.은정처.희생처), 조형식(정수)
공연기간 : 2024.09.11~2024.09.29
런타임 : 80분(만7세이상)
극단 : 만나보리
연출 : 박종보








<줄거리>
충청북도 청주의 수암골이라는 산동네에 위치한 미용실이다. 태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미용사 은정과 비를 피해 찾아 들어온 희생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나이 많고 호탕한 희생의 넉살로 잠시 어색했던 분위기는 곧 여느 아낙네들의 수다처럼 각자의 과거
회상과 함께 작은 미용실 안을 가득 메운다
은정은 어린 시절 자그마한 사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그림을 공부하며 유복하게 살았지만 IMF로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자 방황하고 어머니는 우울중으로 자살을 한다. 어머니의 유언을 받들어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장발 머리를 자르러 미장원에
갔다가 미용사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하여 아들을 하나 낳는다
시아버지와 가족들을 건사하느라 아내는 병을 얻어 죽게 되고 아내의 유지에 따라 미용 기술을 배워 미용실을 이어 받고 거동 못하는 아버지와 자신을 닮은 듯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들 정수와 함께 이 가게 딸린 집에 살고 있다
희생은 기러기 아빠로 평생을 외국에 있는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며 노예처럼 살아 왔지만 공부를 다 마친 자녀도 부인도 한국으로 돌아 올 생각을 않는다. 살아 온 삶에 회의를 느끼고 늘 고민 해오던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봉사활동을 하며
외로운 노후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들 사이로 폐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가 머리에 파마롤을 잔똑 붙이고 나타난다. 그 할머니에게 은정이 가끔 공짜로 파마를 해 준다. 할머니는 집 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데 극이 진행되는 동안 할머니의 기구한 인생사가 펼쳐진다
또 다른 인물 숙자는 구제 옷가게를 하며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탈북민이다. 은정에 희망적 존재이자 산동네 주민들에게 힘의 근원이 되어주는 인물이다. 이들의 과거 현재 미래는 무대 위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일까?
무대는 작은 미용실을 재현해놓았습니다
10분 전에 입장인데 극이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배우가 나와있어서 파마를 하고 있는게 인상적이였습니다
다 보고 나니 주인공인 미용사가 따뜻하고 정성어린 눈빛으로 할머니를 무료로 파마를 해주는 것이였는데 극의 상징적인 장면이였네요
연극 [파마합시다]는 산동네의 미용실에서 힘겨운 인생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동네 사람들의 사연을 그리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평탄치 못한 삶의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그 삶이 너무나 짠해서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매어져 오네요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됩니다
어느새 그들 사이에서 흐르는 정이 따스하게 가슴을 적시네요
할머니역으로 나온 정혜경 배우님 연기가 인상적이였습니다
뇌종양으로 얼마 살지 못 하는 상태로 집을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애절한 어머니이자 치매 걸린 할머니 역을 너무 잘 연기해주셨습니다
연극 [파마합시다]는 스펙타클한 스토리나 전개는 아니지만 어느 순간 가슴이 적셔져서 먹먹하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그리고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참 따뜻하게 그려내서 보고 나면 힐링이 되는 공연이였습니다
따뜻한 사람 냄새 나는 작품 [파마합시다] 잘 봤습니다